조간신문 박스에 나오는 시 김 시인 (1961~ )으로 표기되니 젊은 현대 시인 그 내용에 공감이 가서 즐겁지만 넌 왜 이런 소재를 생각 못했니 신문에 오를 급 시인의 글에서 다행히 공감을 얻는 것은 좋은 시를 만난 착한 독자 50줄에 서 있어도 독자의 말뚝을 넘지 못하고 문학소년에 머물다 붓을 꺽어버릴 삶의 울타리속 고삐없는 야생마 그래도 무식한 용기로 여기에 네 글 올리는 걸 보면 10대 풀밭에서 바라본 하늘의 구름모습 아직도 몇 덩이는 남아있더냐 바위덩이 네 머리속에 아직도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이 기억되더냐 길면 시 아니다 짧아도 시 아니다 수필 원고지 몽당연필로 잘라내도 시 아니다 시인을 술 마신다 주정도 한다 가끔은 그런데 지금 넌 수백편 시 한 줄로 펴 단편소설이다 헛소리할 녀석이다 넌 이제 그만하자 절필이다 붓을 꺽자 그리고 돌아서서는 주정뱅이 말하듯 말한다 또 술 마시면 성을 간다고? 하지만 네가 문제다 문제는 너에게 있다 네 '감성'은 아직도 멀다 아주 눈이 멀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몇 해 동안은 이른 봄부터 파란 잎새를 세기 시작했다 이 나무의 가지는 몇줄기며 줄기마다 몇잎 싹이 나는지 아침저녁 늦은 밤에도 세고 또 세었다 신록이 지나 더 이상 잎새를 세기조차 힘들어진 밀림에서 한잠 자고나면 늘어나는 잎새탓에 더는 하나 둘 셋 지 못하더니 만추 신록이 숨겨둔 온갖 그림 추상화를 공간마다 전시하더라 올가을에는 단풍잎을 세지 않았다 아마 여름부터 잎새 숫자를 생각하지 않고 추상화나 정물화나 아님 하나의 경치로 보고 느끼기 시작했다 올가을 저 세월의 나무에 매달린 잎새를 세지 않았다 떨어져 세월의 바닥을 뒹구는 잎새조차 몇잎이냐 묻지 않았다 정말 잘했다 올가을에 신록의 잎새도 만추의 단풍잎새도 더 이상 세지 않기로 한건 잘 한 일이다 철든 일이다 철부지에서 철인으로 옷 갈아 입는 계절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좁은 新聞틈새에 올라온 詩들은 바위틈 보라색 도라지 꽃처럼 아주 짧거나 간명 간단 詩란 짧아서 배고픈 문학이라지만 넓어서 대문짝만한 신문에 긴 詩를 올리지 못하니 유명 詩人 서둘러서 짧은 詩로 원고료 절감 신문의 詩가 짧은 이유는 독자의 조급함 때문 편집 공간 편협함 긴 詩를 읽어줄 時間없고 그리할 맘도 없는 세태 더 길면 소설될까봐 詩는 잡힐 듯 잡히기 않는 몽당연필로 만든 무지개 좋은 시 신문에 둥지 트는 시는 수필보다 짧아야 하고 청자연적처럼 담담해야 하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신록은 무게가 없다 겨울을 인동초와 함께 보내고 그 인고의 세월과 시간을 버텨낸 덕에 지하 맑은 물 계곡의 향기로운 공기에 나무의 마음 색을 합하여 신록으로 태어나기에 신록은 체중이 없다 질량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다 자연은 늘 자연이다 자연속 신록은 태양의 눈치를 보지 않아 녹색, 청색, 황색, 회색을 각각 프리즘에 담가두었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보여준다 대지와 창공에 초록만 있다면 산과 들에 사철나무 상록수만 있으면 싱거운 경치 될 것이 걱정되어 매년 봄이 되면 초록의 신록을 여름에 청초름한 신록을 가을에 여유로운 단풍 신록을 대지위에 배치하고는 가끔 돌아보면서 자연스레 즐거워하는 것이다 욕심없는 자연은 그래서 무게가 없다 그 체중을 달아볼 방법이 없다 달아볼 체중계가 없으니 계체량을 하지 않는다 신록의 무게는 알 수 없는 푸르름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취중에 써 올린 글에 술 깬 이가 감동하니 온종일 제정신 아닌 자가 시상(詩想)을 지배하네 보일듯 말듯한 여름의 자락이 나뭇가지에 걸린 맑은 아침인데 도무지 도대체 아무래도 시상은 저만치 선술집 연탄난로 아래에서 뒹굴고 있네 깨어진 사금파리로 흙바닥 긁어대고 숙취 속 안개처럼 잡히지 않는 화두인듯 지난밤 꿈속의 글귀는 장원급제 오언시인데 대충 채워 넣은 마지막 詩語들만 인간인가 싶소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한때는 숨 쉬는 소리조차 시가되고 낙엽 2장으로 수필을 쓰고 남겼던 시골 마을 작은 꿈 소년이었던가 이 봄, 벚꽃이 지나고 진달래가 지고 벌써 영산홍이 길을 막아서도 한줄 한자 원고지 반장을 넘기지 못하는 휠체어 턱에 걸려 빙빙 돌듯 생각의 활자들이 조각조각 자리잡지 못해 이내 떨어지는 꽃처럼 기억 니은 디귿 리을 오랜만에 ‘가갸거겨’한다 세월이 쌓이면 소설이 되고 시간이 중첩되면 시가 되고 생각이 편해지면 수필이 된다 중학 국어 한문 선생님이 그랬다 한문선 선생님 그래서 자칭 한문선생 고등학교 윤리 선생님은 신충교 충실하게 가르치라는 부모님 뜻이라 했다 가람 이병기, 교장선생님 이병기 고1 까까머리속에 골라 골라 간직한 어휘들 그땐 정말로 생각이 시가되고 말이 수필이 되었다 이제 이순 벌써 지천명으로 가면서도 4벌 타자기 글자조합 안된다고 2벌 키보드로 아랍어를 그리고 있다 손 떨리는 새벽의 봄비소리에도 머리는 텅 비고 생각은 이슬에도 젖지 않으니 건조한 마음속에 세월의 연고를 바른다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하는 시선 한곳 고정한 비둘기처럼 생각의 조각들이 바스러져 창공의 여름 무대에 뿌려진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글을 잘 쓰려하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다른이의 생각을 많이 들어야 하는데 소주와 안주값이 많이 드니 주점대신 서점에서 그분들을 만나는거다 주점의 시간은 갈수록 취해가고 서점의 시간은 갈수록 편해진다 숙취는 당신을 괴롭히지만 책향기는 늘상 봄같이 향긋하고 가을처럼 풍요롭다 표절이나 모방이나 매한가지 인생 사는 것 또한 남의것을 배운다 잘사는 인생도 배우고 실패한 삶도 느끼고 돈많은 회사도 처다보고 지혜의 출판사도 바라본다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도 안되고 서로가 국회의원 안하면 법안은 누가 의결해 아무나 가수하면 TV 싱겁고 몽땅 노무자 뿐이면 설계도는 누가 보냐 인생을 잘 살려면 남의 삶을 곁눈질해야 한다 결혼식은 돈봉투 보내고 영결식은 돈내고 참석해야 한다 결혼식에서 보이는 것은 희망뿐이지만 장례식장에서는 다보인다 몽땅 보인다 망자의 가족이 보이고 죽은이의 친구가 다녀가고 떠난이의 회사장부 대차대조표도 보인다 글 잘 쓰고 잘살려면 서점과 영안실을 자주가야 한다 서점옆에 영안실을 장례식장 인근에 출판사를 세우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은 이의 인생사와 가족사를 보면서 자신의 인생 나침반을 수정하게 하자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소금빵같이 짭짜름한 바람이 전곡항에서 불어오네요 밀꽃 향기 가득한 이랑사이로 연둣빛 그리움이 몰려오고 있어요 서해의 작은 섬들이 다문다문 보이는 오후 당신은 허니갈릭브레드가 생각난다 했죠 나는 혀끝 촉촉한 도지마롤 생크림케익이 좋아요 아, 콜드브르 한 잔 어때요 지금, 당신의 눈동자 속으로 노을빛이 스며들고 있네요. 정겸 시인 경기 화성 출생(본명 정승렬) /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졸업 /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악어의 눈』 /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 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 현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시작메모- 전곡항과 제부도 가는 길에 해솔제빵소라는 카페가 있다. 이곳은 과거 바다였다. 바다를 매립하여 논으로 활용했던 곳이다. 어릴 때 이곳 언저리는 밀밭과 땅콩 밭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빵과 커피맛으로 유명한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궁평항과 전곡항, 제부도 인근에 이런 맛집들이 많이 들어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시너지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정겸(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
청색 명주실과 붉은색 명주실을 엮어서 만든 길고 긴 밧줄 계곡과 계곡사이를 팽팽하게 이어주고 있다 그 위를 주춤 주춤 걸어가는 연인 당신은 군청색이라 하고 나는 남색이라 했죠 당신은 보라색이라 하고 나는 자주색이라 했죠 당신은 배롱나무라 하고 나는 목백일홍이라 했죠 당신은 자두나무라고 하고 나는 오얏나무라 했죠ᆢ 끝이 보이지 않는 외줄 위를 비바람 몰아치고 천둥번개 내려쳐도 아슬 아슬 비틀비틀 거리며 손을 놓칠 듯 말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두 연인. 정겸 시인 경기 화성 출생(본명 정승렬) /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졸업 /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악어의 눈』 /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 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 현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 시작메모 - 부부라는 인연을 맺고 한 생애를 걸어가는 삶은 어찌 보면 평온 한 것 같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기쁨과 슬픔이 공존 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평생을 복닥거리며 살기 때문이다. 청실과 홍실로 엮은 외줄위에서 색깔타령과 낱말놀이를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동안 푸른 바다와 산을 만나 즐거움의
새 한 마리 햇볕 한 줌 물고 능소화 꽃을 바라봅니다 능소화 꽃도 물끄러미 새를 바라봅니다 파란 하늘은 뭉게구름을 안고 뭉게구름은 온 세상을 안고 있습니다 점보다 작은 세상 속에서 새 한 마리 바람 길을 따라 날아가고 있습니다. 휘청거리며 날고 있는 새 바람을 품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과 햇살 바람과 꽃을 품고 있는 새 한 마리 새가 세상을 만들고 새가 만든 세상 속에서 꽃들은 피고 있습니다 새 한 마리 그리움이 몰려 올 때는 날개깃에 부리를 감추고 잠이 듭니다. 김재자 시인 경기 화성 출생 / 일간지에 ‘노랑부리 백로’ 등을 발표 작품 활동 / 시집 '말 못하는 새'가 있으며 글샘동인,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 행정부원장 역임 -시작메모- 새는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생명체다. 새는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 또한 새를 닮아 간다. 우리 주위에서 눈을 뜨면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새이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새처럼 날고 싶은 마음에 결국은 하늘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만들었다. 시인은 새를 모티브로 하여 평소 가슴에 품었던 마음을 한 편의 시로써 풀어냈다. 새를 근간으로 요즘 한창 피고 있는 능소화, 그리고 햇살과 파란하늘, 바람과 구름을 적당히 버무려서 거대한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