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 등록 2026.10.02 12:51:28

스토리칼럼 '거울에 비친 세상' 마흔여덟번째 이야기

 

 

사람들은 가끔 무심코 했던 행동을 뒤늦게 인지하고 ‘왜?’ 라는 의구심을 갖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지난 6월 고교 야구대회에서 경기 중 상대팀에게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직전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있었습니다. 마케팅 논란으로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야구 경기까지 사태가 이어지자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분위기는 더욱 확산됐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부탁을 하기 위한 약속을 잡기 위해 연락을 했는데 상대방이 약속 장소로 스타벅스로 정했습니다. 속으로 ‘스타벅스 안가는데…’라고 생각했지만,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약속 장소를 수락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지인은 스타벅스 논란이 이후 가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가지 않는데 문득 약속장소로 잡히고 나서 ‘왜 안가기로 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이런 상황을 종종 접하곤 합니다. 하지 않기로 다짐했던 어떤 행동을 문득 자신이 하고 있는 모습을 자각하면서 ‘왜?’라는 의문을 갖는 상황이 마주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스타벅스처럼 최근의 상황인 경우에는 ‘아! 그랬었지’하고 바로 떠올리기도 하지만, 아주 오래전 다짐했던 일의 경우 오래 생각하고 곱씹어도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다시 그 행동이 나오면 이내 이전 다짐을 잊고 ‘별 것도 아닌데’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도 합니다.

 

자신의 결정과 다짐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결정을 했을 때는 즉흥적이라기보다는 나름의 신중한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그 결정을 잊은 채 지내다 다시 자신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결정 당시의 마음을 잊었다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자신에게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보통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술이나 담배 또는 탄산음료나 탄수화물 등 특정 음식을 끊는 경우는 자신의 건강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계속 지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건강을 회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는 어차피 끊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굳이 힘들게 참기보다 차라리 그냥 하던데로 하자며 스스로의 약속을 깨기도 합니다.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중의 하나가 망각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문든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내가?’라는 의문이 들면 일단 멈추세요. 일단 왜 그랬었을지 생각해 보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의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은 인정하고, 한 번은 ‘다시 하지 말아야지!’ 다시 다짐을 해보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 날 또 그 행동의 자각이 느껴졌다면 굳이 ‘왜였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현재의 자신의 마음에게 물어보세요! 아마도 처음의 마음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신의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잊는 겁니다. 그런 생각이 떠올리려 할수록 잘 떠오르지 않는 법입니다. 간혹 생각이 났다고 치더라도 아마도 현재의 당신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처럼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힘들겠지만, 가끔 마음이 잊은 것을 굳이 애써 꺼내 다시 다짐하려는 수고는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