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장마가 지나고 열대야가 극성입니다. 열대야는 열대 지역과 같이 야간에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정도의 고온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상청에서는 야간 일최저기온이 25℃ 이상인 경우를 열대야라고 합니다.
벌써 올해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7.1일로 1994년 6.5일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무더위에 온열질환자는 물론 폭염 사망자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나기가 내려 폭염을 식혀줄까 기대고 하지만, 기상청에서는 소나기가 내린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시 기온이 올라가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합니다.
폭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낮 시간대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열대야 때문에 야간에도 간단한 산책도 자제하고 집에서 에어컨을 튼 채 두문불출하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80~90년대 열대야’라는 게시물에는 길거리에 이불을 깔고 잠을 자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인도며 주차장에서 이불을 깔고 자는 모습이 쌩뚱맞기도 하지만, 댓글에는 공감하는 내용과 다소 과장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그 시절 열대야에는 ‘우리’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더운 건 마찬가지일텐데 그때는 왜 사람들이 모여있었을까요? 그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나이때에 따라 기억이 다를겁니다. 부모들은 수박이나 참외 등 제철과일을 저녁먹기 전에 냉장고나 시원한 물에 담갔다가 가져나갔고, 아이들은 그저 선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와 옆집 형, 누나나 동생들과 함께 부모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시나브로 잠이 들었을 겁니다. 부모들은 각자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밤을 보냈겠지요.
그런데 요즈음의 열대야에는 ‘나’만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집 거실의 에어컨을 틀었다고 하더라도 딱히 가족간의 할 말이 없으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스마트폰을 보거나 아예 일찍 잠드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겠지만, 왠지 지금의 열대야는 우리들의 ‘대화’마저 앗아간 것 같다는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열대야 이야기를 하다보니 ‘열병(熱病)’이란 단어가 생각나 찾아봤습니다. 열병은 명사로 첫 번째로는 의학에서는 몸에서 열이 높이 오르면서 앓는 질병으로 두통, 식욕 부진 따위가 뒤따른다고 설명합니다. 또는 장티푸스를 일상적으로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다른 의미 중 하나는 ‘간절한 소망이나 새로운 변화 등으로 겪는 진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정의도 있습니다.
폭염과 열대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겠지만, 우리는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을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열병의 다른 의미처럼 우리는 힘든 시기를 보내겠지만, 그 시간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입니다. ‘힘들다’, ‘지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쉽지는 않겠지만, 그 어느 시절 무더위를 함께 보내며 열기를 날려버렸던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가을 이라는 ‘행복’을 기대하며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면 무더위도 조금은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이 또한 지나갈지니.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