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 등록 2026.05.29 09:00:00

스토리칼럼 '거울에 비친 세상' 서른번째 이야기

 

 

 

쓸모(명사. 1. 쓸 만한 가치 2.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우리말샘))는 주로 뒷 말이 부정적일 때 자주 사용됩니다. 쓸모없는 물건처럼 주로 부정적인 단어가 뒤따라옵니다.

 

그런데 무쓸모라는 단어도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지만, 신어, 속어를 비롯해 다양한 어휘를 담고 있는 우리말샘 사전에는 ‘쓸 만한 가치 없음’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쓰여지고 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줄여 부르는 ‘모자무싸’도 얼핏 무쓸모와 닮아있는 듯 합니다.

 

드마라 공식 홈페이지 프로그램 정보에는 ‘여기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못나가 시기와 질투로 미쳐버린 인간이 있다. 그리고 그가 꼴 보기 싫어서 미치겠는 친구들. 어금니 꽉 깨물고 자신의 무가치함을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한 인간과 역시 어금니 꽉 깨물고 그런 그를 끌어안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다들 고생고생하며 썼을 텐데 아무도 안 읽고 그냥 다 버려져요. 뭐 하는 짓일까 어차피 다 사라지는데. 근데 왜 우린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걸까?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이라고 독백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독백은 드라마 소개와 묘하게 어울립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상황만 달랐지 비슷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습니다.

 

회사처럼 조직 생활의 경우 특출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느껴질 때, 죽을힘을 다해 결과물을 만들어냈는데 무심하게 넘어가거나 무시할 때, 같이 어울리고 싶은데 겉돌고 있을 때, 진심이 무시당했을 때 등등 여러 상황에서 ‘왜 나만 안되지?’라는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 그 누구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오타니 쇼헤이는 고등학교 시절 만다라트 계획표 작성해 그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만다라트는 일본의 디자이너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고안한 기법으로 가로·세로 9칸 총 81개 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정중앙에 최종 목표를 적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8개 세부 과제를 주변에 배치하고 다시 8개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행동계획을 작성하면 됩니다. 오타니는 8개 중간 과제 중 하나를 ‘운’이라고 적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8개 행동계획으로 인사하기, 쓰레기 줍기 등을 적어놨습니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된 지금도 인사하기와 쓰레기 줍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쓰레기를 줍는 이유는 남이 버린 행운을 주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 남이 버린 운을 가져갈 수는 없겠지만, 계속된 실천으로 남들에게 좋은 말을 듣고 그런 말이 선수에게 응원으로 전해져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행을 바라며 운을 적은게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기 위해 태도를 가지런히 하고 계속 실천해 온 행동이 바로 ‘운’이 되어 돌아온 게 아닐까 합니다.

 

꿈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꿈을 위해 향하는 여정을 위한 노력에 무쓸모는 없습니다. 우리 또한 무쓸모가 아닙니다. 힘들 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울이 비친 모습이 피곤한가요? 웃어주세요! 그러면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