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 등록 2026.04.02 16:45:28

스토리칼럼 '거울에 비친 세상' 스물두번째 이야기

 

 

봄도 시나브로 끝을 향해 가는 듯 합니다. 봄이 왔다고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꽃일 겁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 유채꽃이 피면 이때부터 본격적인 봄이 시작됐다고 여깁다. 유채꽃 말고도 진달래, 개나리, 벚꽃, 목련 등은 봄이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인터넷에 봄꽃 축제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지역별 꽃 축제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로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진해군항제가 있습니다. 군항제 홈페이지 소개란을 보면, 1952년 4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해 온 것이 계기가 됐으며, 1963년부터 진행군항제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취지가 덧붙여져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의장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로 해마다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축제가 진행되는 창원시 진행구 일원에는 약 36만그루의 왕벚나무가 식재돼 있고, 대표적 벚꽃 명소로는 여좌천, 경화역, 진해탑 등이 있습니다. 또 평소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행기지사령부 등도 일반에 개방됩니다.

 

행사장은 물론 도심 곳곳에 벚꽃이 만발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통상 군항제 기간 동안 찾는 관광객은 200만명이라고 합니다. 200만명이라는 숫자는 언뜻 보기에 상상이 안가는 숫자이지만, 우리나라 행정상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에 부여되는 특례시에 2배에 해당합니다. 특례시는 2025년 기준 수원, 용인, 고양, 창원, 화성 5곳에 불과합니다.

 

진해군항제 말고도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찾는 축제 둥에는 영등포 여의도 벚꽃축제도 있습니다. 여의서로 운중로 벚꽃길에서 진행되며, 다음주까지 이어집니다. 이 밖에도 전국 각 지자체들은 벚꽃 외에도 각 꽃의 개화 시기 등에 맞춰 다양한 축제를 진행합니다. 행사장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에 치이면서도 표정에서는 웃음기가 떠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 혹은 일에 지쳐 일정을 맞추지 못해 봄꽃 축제를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제법 많을 겁니다. 축제를 다녀온 사람을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축제 현장의 화려함은 없지만, 제법 괜찮은 동네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번아웃에 가까운 일상을 보내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던 몇 해 전. 일하다 간혹 시간이 남을 때면 “뭐하러 이리 아등바등 살고 있나?”하는 푸념을 달고 있을 시절이었습니다. 퇴근길 신호에 걸려 잠시 차의 창문을 내렸습니다. 멍하니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원한 바람을 타고 차 안으로 벚꽃잎이 들어왔습니다. ‘아~ 봄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뭐가 그리 바빴을까요? 주변에는 그 동안 보이지 않던 가로수인 벚꽃 나무에 꽃이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출·퇴근 매일 다니던 길이었는데 왜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 다행히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던 길이라 신호 한 번을 더 보내고 집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다보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는 자신만의 핑계를 대면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꽃이 외에도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도 반드시 있을 겁니다. 힘들다고 생각이 들면 잠시 멈춰보세요! 안보이던 것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