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요 맞습니다

일요일 저녁 9시가 되면 “맞습니다! 맞고요....”로 시작되는 ‘노통장’개그가 기다려진다. 그전에 나오는 "우비삼남매 에서는 ‘불상(佛像)한 개그’와 ‘숯으로(스스로) 발전하는 개그’를 비롯해 다양한 유머를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코미디는 그저 그래서 안 본다고 하지만 하는 말을 곱씹어보면 이분도 그 프로그램을 보고서 하는 말이다. 코미디프로를 보지 않았다면 그 내용이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코미디프로에서 쓰는 개그중 하나인 ‘추억의 개그’가 되겠지만 북한병사가 대한민국의 최신 유행가를 부르자 동료병사가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노래를 불렀던 병사도 그 병사를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한다.

 

그 노래를 알아듣는 병사도 라디오나 다른 방법을 통해 그 유행가를 들었다는 주장인 것이다.또 하나 썰렁한 추억의 개그가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광주에 집이 전주인 사람이 일을 보러 왔다가 급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전주(電柱)에 쓰여진 붉은 글씨를 보았다. ‘전주는 위험하오니 절대로 올라가지 마시오.’ 지도를 보아도 전주는 광주보다 훨씬 북쪽에 있다.

 

그래서 ‘전주는 광주보다 더 심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되돌아 왔다고 한다.사실 ‘전주’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前週(지난주),前奏(노래부르기 전에 나오는 연주),錢主(돈의 주인),田主(밭의 주인),全州(광주보다 위에 있는 전주)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뒤집어도 같은 의미가 되는 말도 있다. 기러기,방금과 금방,고연전과 연고전,이런 말들은 이 코미디 프로의 ‘유치개그’에서 나온다.

 

따라하면 왕따를 당한다는 경고성 안내와 함께 시작되는 이 코너에서는 기러기는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든 기러기다 식의 재미있는 언어들을 들려준다.

 

그래서 개그맨을 개구맨(開口맨)이라고도 하는가 보다.그리고 ‘법대로 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이 말도 대학 입시철에 들으면 법과대학을 지원하라는 말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의 속뜻은 ‘무엇인가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던지는 항의가 포함된 말일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이웃과 싸우고 동료들과 다투게 되는 이유는 바로 ‘유머와 개그’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미국의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유머감각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치인이 유머를 발휘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윗마을 효자가 글을 읽다가 홀로되신 아버지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고 반찬을 올려주고 먹여주고, 발을 씻겨주시는데 순응하는 것을 효의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이를 본 딴 아랫마을 아들은 부친으로부터 야단을 맞은 것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공무원 조직에서도 같은 부서에 2년 내외 근무를 하면서 하루평균 10시간 이상을 직장동료들과 함께 지낸다. 더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사장과 부장, 대리와 직원들이 20년을 함께 근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조직원들이 늘 사무적이고 행정적인 분위기로 근무한다면 참으로 지루하고 창의력도 떨어질 것이다.

 

집중해서 일 할 땐 일하고 가끔은 조크를 던지면서 살아있는 조직,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사무실을 만들어야 한다.

 

50분 수업 중 20분은 집중되지만 그 후부터는 긴장이 풀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높은 분들의 권위적인 행태는 더 이상 그 무게를 지탱해 주지 못하는 변화의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2003년은 조크를 아는 상사가 존경받는 시대가 아닐까.

 

“네 그렇습니다. 맞고요….”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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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