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나는 철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이 곳 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필자는 지날 주말 우연히 TV 속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시선이 멈추고 말았습니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왠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 노래를 홀린 듯 들었습니다. 노래는 가수 김기태가 부른 ‘가족사진’이었습니다. 노래 후 여운이 때문인지 한동안 넋을 놓고 TV 앞에서 서 있었습니다.
갑자기 ‘가족사진’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습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사진 한 장 찍지 않았을까?’라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동네 사진관을 지나가다 보면 앉아서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이 담겨있는 ‘가족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은 ‘행복한 우리 가족’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개봉한 ‘넘버원’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느 날 눈앞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숫자는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듭니다. 꿈속에서 만난 아빠는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는다고 말해줍니다. 그 후 주인공은 온갖 핑계를 대며 엄마의 밥을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는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와 스태프 등이 제공한 ‘가족사진’이 나옵니다. 일부 관람객들은 그 가족사진을 보며 영화의 여운을 느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요즈음은 기술의 발전으로 AI를 활용해 가족사진을 꾸밀 수는 있습니다. 동네 사진관에서 봤던 가족사진과 똑같겠지만, 그 사진 안에는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이 있을 겁니다. 배경이 되는 사진 위에 덧붙여진 또 다른 가족의 부재가 아마 ‘그리움’이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지난 뒤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일은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피해가 보이지 않으면 ‘나중에 하면 돼’라며 미뤄두곤 합니다. 가족사진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몇 개월 동안 닭가슴살이나 샐러드를 먹으며 식단 조절을 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기록해 두겠다는 ‘바디프로필’ 찍기에 도전해 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바디프로필의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최소 몇 주에서 몇 개월을 투자해야 합니다. 장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사진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사진관(스튜디오)에서 정식으로 찍어도 좋겠지만, 시간이 안된다면 가족이 모두 모였을 때 스마트폰으로 찍어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사진’의 노래를 만든 가수 김진호는 “부모님 두 분이 다 바쁘셔서 제대로 된 가족 사진이 없었다. 어느날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에 아버지 명함 사진이 끼워진 걸 보고 그 자리에서 작곡 작사를 한 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 아련히 떠오르는 그 모습을 사진첩에서도 스마트폰에서 찾을 수 없어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할 수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가족의 모습을 기록해 두세요!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