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1977년5월16일에 받은 타자로 작성된 9급공무원 발령장. 1978년 5. 15일까지 [시보근무]를 명함이라는 발령사항이 보입니다. 요즘에는 시보기간이 6개월로 단축되었습니다. ](http://www.newsform.net/data/photos/20230622/art_16856541284719_af4a1c.png)
시청 신규공무원을 위한 강의를 하면서 '시보'떡 이야기를 하였는데 3시간 후에 담당 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다음번 강의에서는 '시보떡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 당부를 합니다.
이날 강의에서 9급 공무원에 임용된 1977년에는 1년간 시보임용이 있었고 요즘에는 6개월로 단축이 되었는데, 이 시보기간중에는 임용권자가 역량이 미달하는 공직자는 공무원 자격을 회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 시보기간을 넘기면 공무원 자격문제는 한 단계 올라간 것이니, 지난 1년 또는 6개월간 자신이 수습받는 어려운 기간동안 도와주신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소속 과에 '시보떡'을 돌린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동시에 첫 월급을 받으면 반드시 어머니께는 붉은 내복을 사서 드리고 아버지, 형제자매에게도 적정한 선물을 하는 것이 아름다운 관행이라는 점을 설명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인터넷 기사를 자세히 읽지 않았던 탓에 강의 일주일 전쯤에 발생한 '시보떡 사건'을 몰랐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자치단체 모든 기관에 시보떡 금지 공문서가 도착된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
서울시의 어느 9급공무원이 공무원에 합격하여 어려운 살림을 끌어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건강이 나빠서 9급 공무원의 봉급으로 병원비를 내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보를 마치고 어렵게 시보떡을 '백설기'로 준비하여 근무하는 과의 팀장, 주무관에게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대부분 퇴근한 후 사무실 청소를 하는데 바로 옆팀 팀장의 쓰레기통에 자신이 오늘 오전에 돌린 시보덕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신규 공무원은 그 떡이 부족하여 버린 것으로 알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최근까지 다른 주무관들은 대부분 시보떡은 떡이 아니라 피자, 과일, 음식 등 값이 나가는 것으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박봉으로 집안살림을 챙겨야하는 이분 주무관은 좀 부족한 시보떡을 준비하였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팀장이 주무관의 시보떡을 보란듯이 쓰레기통에 버림으로서 젊은 공무원 사이에 논쟁이 확산되어서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고 행정안전부에서 '시보떡 금지'공문이 발송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공직자로서 소통의 길중 하나인 시보떡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가고자 하며 승진턱은 물론 시보떡은 큰 부담이 아닌 범위내에서 공직사회의 좋은 전통으로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부모님, 형제자매에게 첫월급 선물을 준비하고 이후에도 종종 '월급 받는 것'을 자랑하는 작은 이벤트를 펼쳐서 공직의 미풍양속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