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폼] 최근 화성시의회에서 화성시 시민옴부즈만의 2024년 실적 보고가 있었다. 보고 다음날 언론에서 화성시청 1년간의 민원건수에 비해 옴부즈만의 민원처리 건수가 크게 부족하다는 의미를 담은 기사가 인터넷 언론에 보도됐다.

공공에서는 흔히 民願(민원)이 있고 民怨(민원)도 있다고 한다. 앞의 민원은 읍면동의 주민등록, 호적, 병적 등을 발급하는 업무인데 창구의 주무관이 즉석에서 마무리하는 이른바 즉결민원이다. 발급대장을 주무팀장이 하루치를 모아 결재하면 끝나는 민원처리다. 뒤의 민원은 국민의 원성이다. 민원이 잘 처리되면 칭찬이지만 불허나 반려, 원하는대로 처리되지 못하면 民怨(민원)이 되고 怨聲(원성)이 나온다.
시청의 각 부서에서 시민들의 민원을 처리하고 허가민원1과, 2과에서 수십명의 공무원이 시민들의 인허가 등 각종 업무를 처리한다. 대표적으로는 공장설립, 건축, 건설, 식품, 위생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어떤 업무는 허가신청을 접수하면 관련부서에 의견을 조회하고 답변을 받은 후 종합해 결정한다.
보강, 보충을 원하는 부서에 대해서는 민원인에게 보완문서를 요청한다. 그렇게 문서를 통해 등기우편을 통해 오고가는 행정절차는 수개월을 이어가기도 한다. 실제로 20층 건물 한 동이 중공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을 보면 공무원이 취급하는 민원문서의 경중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옴부즈만 실적에 대한 평가를 한 언론은 숫자로 비교를 했다. 그래서 민원에 대한 한자풀이를 시작으로 창구 즉결민원과 장기간에 걸쳐서 이어지는 인허가에 대한 사례를 추상적으로 소개했다.
옴부즈만은 민원인 51%, 공무원 49%의 생각으로 근무한다고 자부합니다. 옴부즈만은 퇴직 공무원, 전 시의원이 참여합니다. 다양한 민원이 접수되면 민원인의 억울함에 대해 평균 1시간을 듣고 옴부즈만끼리 3시간 토론을 한다.
그리고 필요하면 현장에 나가서 민원인을 만나고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부서 공무원도 현장으로 출장을 요청한다.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서 관련부서 주무관과 협의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팀장, 과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기도 한다. 그렇게 몇단계를 거쳐서 민원 한 건을 처리하기때문에 창구민원과는 조금 무게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행정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放火(방화)와 防護(방호)를 말한다. 방화는 불을 끄는 활동이고 방호는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을 말하는데 그래서 소방차가 비상벨을 울리며 시내를 내달리는 모습에 시민들은 소방공무원이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방호활동을 잘해서 화재를 예방한 소방공무원을 칭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역설적으로 옴부즈만의 상담, 민원처리건수가 적은 것은 화성특례시 공무원이 민원처리를 잘한 것이라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민원을 상담해보면 다양한 행정에 대한 다면적인 평가와 이해관계가 다양해서 칡과 등나무가 얽히고 설킨다는 葛藤(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민원을 가지고 10여차례 이상 방문해서 3시간 이상 속상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고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십수년전 저당설정을 옴부즈만과 공무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청 8개과의 공무원이 과거서류를 검색해서 원하시는 바를 해결한 사례도 있다.
업무의 성과가 숫자적으로 높으면 좋겠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기준이 행정업무의 수 만큼이나 다양하니 행정의 결과마다 각각의 평가가 나오는 것은 공감한다. 다만, 민원상담이나 어려운 민원처리는 시민을 위한 것이고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니 더 열심히 하라는 언론의 주마가편으로 여기고 시민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는 노력을 지속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