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족의 해설

  • 등록 2024.11.24 18: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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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가족을 태우고 새로 뽑은 소렌토 SUV승용차를 타고 동탄방면으로 달려가는데 새로지은 1#2동탄의 아파트가 파도치는 동해바다의 풍광으로 다가옵니다.  차창가로 펼쳐지는 경치가 아름다운데 더구나 아침 햇살을 받은 아파트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차안에 타고 있는 4인가족과 수백동 수만채의 아파트를 비교하세 되었지요. 동당 20억원이 넘는다는 저 아파트를 다 합쳐도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서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우리집 보배 아들과 딸이 더 소중하다는 기특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옆자리에 앉은 아내는 역시 소중한 사람입니다.

 

더 달려가니 동탄1#동탄2지구를 통과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동탄2를 지나가서 용인까지 가야하니까요. 그 동탄의 모든 아파트를 팔아서 현금으로 눈앞에 쌓아놓아도 아들과 딸을 낳고 키워낸 그 엄마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두번째 기특한 생각도 해내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오늘 안개 속에서 운전을 하고 차창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뭉개구름 바라보며 아내와 아들딸 아파트 값에 견주는 못난 아비와 못된 서방을 발견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을, 지당한 말을 구태여 말하고 글로 쓰고 있는 불초한 자식임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런 글을 쓰는 이 조차 송구한 일입니다. 이런 언어를 시라고 적어내는 문장조차 불초한 일입니다. 세상을 다 통털어도, 세상을 다 준다해도 내 아내 내 아들 내 딸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이 자명한 일인데도 문득 재물과 비교하고 있는 못난 인간임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비교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이런 말조차 이런 글조차 다시는 쓰지 않겠다 약속합니다. 그래도 한마디 더 한다면 아내와 아이들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어떤 작가가, 철학자가 달려와도 다 말하지 못할 것이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10명이 모여서 의논해도 그 소중함을 글로 다 쓰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잠시잠깐의 사색적 실수를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이강석 기자 stone91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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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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