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고 입학 50주년 기념 가을소풍을 다녀옴

  • 등록 2024.11.10 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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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1974년에 수성고등학교에 입학하였으니 2024년에는 대략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20회 동문회 총무와 회장, 그리고 간부들이 봄부터 가을소풍을 준비하더니 수차례 문자와 전화를 해서는 반드시 참석하자는 격려와 독려를 받은 바이므로 동창회 밴드에 참석신청을 하고 당일 아침에 서둘러 수원시청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새로 이사온 바이니 걸어서 수원시청까지 가본 경험이 없는 터라 서둘러 달려가니 한시간이 남습니다. 그래서 88올림픽공원을 돌고 편의점에서 우유하나를 사서 마시고 다시 시청 건물을 구경하고 아침 모임시각 07:30분에 임박하여 버스정류장에 다가서니 낮익은 동창들 7명이 서있었고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10대 중반에 만난 친구이니 평생가는 친구이고 자랑스러운 수성고등학교 20회 동창입니다.

 

우주선을 발사하는 일도 아닌데 우리의 버스는 경기76아3489번을 달고 시청앞 정문에 다다르고 우리는 마지막번으로 버스에 올라 반가운 친구들과 악수를 했습니다. 차량번호를 적어대는 이유는 이분 관광버스 기사님은 지난 7년여의 행사에 늘 우리 20회 동문을 태우고 둥기둥둥 신명나게 안내하는 기사님이랍니다. 성격도 둥글해서 늘 긍정의 마인드로 친구들을 태워주었답니다. 세상사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하면 얻음이 있다는 만고의 진리를 터득하는 이야기 보따리의 기분좋은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이 버스는 06:30에 사당역에서 서울사는 친구들을 태우고 07:00에는 장안구청 앞에서 태우고 07:10에는 광교에서, 그리고 마지막번으로 수원시청 정문에서 동창들을 태우고 공주와 전주로 달리는 것입니다.

 

주는 대략 7주가 있는데 공주, 전주, 나주, 파주, 양주, 여주, 상주 등 기초자치단체 명칭에 주자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한때에는 임명직 시장군수들이 모임을 하다가 지자체 선거이후에는 부시장 모임으로 이어졌다 합니다. 다만 제가 근무한 남양주는 이 모임에 들지 못하였답니다. 거참, 공무원끼리도 낮가림이 있나봅니다.

 

여하튼 역사적으로 양주목사와 평양감사를 바꾸지 아니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평양감사는 관직의 급은 높으나 유배성 벼슬이니 정치권과 임금으로부터 멀어지는 좌천성 인사이고 양주목사는 한양과 평양간의 길목을 지키는 자리이니 이권이 아주 컷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만 확인된바는 아니올씨다입니다.

 

입학 동기는 대략 480명이니 이중 10%는 48명인데 오늘 승차인원은 이에 조금 모자란 듯 보입니다만 그래도 큰 그림으로 50년전 입학생중 10%가 참여했다고 치기로 하고 두리둥실 버스는 신명나게 고속도로를 달려서 공주시의 공산성에 도착했습니다. 인터넷으로부터 공산성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검색] 공주 공산성은 충남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백제 웅진기의 왕성(王城)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웅진성(熊津城)이라 불렀다. 성벽은 현재 동벽 일부가 토성이고 나머지는 석성으로 되어 있는데, 그에 따라 백제 때에는 토성으로 축조하였다가 조선시대 때 석성으로 개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웅진기에는 왕성이고, 사비기에는 북방성(北方城)이었으며, 통일신라 때는 웅천주(熊川州)의 치소성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이후 충청 감영(監營)이 충주에서 공주로 옮겨질 때 감영이 성내에 있었고, 인조 임금이 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하기도 하였다. [公州 公山城]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등학생때 자주 드나든 수원시의 화성보다는 작아보입니다만 나무가 울창하고 산세가 강하며 역대 관찰사의 공덕비가 즐비합니다. 왼쪽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산과 계곡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성입니다. 금강이 보이는 쪽으로 걸어서 중간을 가로질로 다시 관광버스가 기다리는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족들이 시간을 내서 차분하게 하루코스로 다녀볼 만한 곳입니다.

 

다시 버스를 달려서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하여 10분이상을 걸어서 교복을 빌려주는 가게에 가서 고등학생 모자와 교복을 빌려입고 전주 한옥마을을 활보했습니다. 차없는 거리에서 프랑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으니 오가는 관광객들이 우리 일행을 관광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남들의 시선을 느낀 흔하지 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신명나게 즐기면서 한옥마을을 관람하고 경기전을 들어가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살펴보는 등 심도있는 관광을 하였습니다. 친구들이 전주사고 현장을 보아야 한다했지만 여건상 인근까지만 진입하여 그 터전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경기전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전에 대한 인터넷 검색입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곳이다. 태종은 1410년 전주·경주·평양에 태조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모시고 어용전이라 하였다. 그 후 태종 12년(1412)에 태조 진전이라 부르다가 세종 24년(1442)에 와서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숭전으로 달리 이름을 지었다.

1991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지정면적 4만 9,527㎡. 1410년(태종 10) 어용전(御容殿)이라는 이름으로 완산·계림·평양 등 세 곳에 창건하여 부왕인 태조의 어진(御眞)을 모셨다.

 

1442년(세종 24)에는 그 소재지마다 이름을 달리하여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集慶殿), 평양은 영종전이라 불렀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14년(광해군 6)에 중건하였다. [출처]자공 장정구

 

이미 시각이 1시를 넘었으므로 전주비빔밥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전통있는 음식입니다. 농담과 조크로 前週(전주)비빔밥은 먹을 수 없고 全州(전주)비빔밥이라야 맛나게 먹습니다. 조금전 준비한 비빔밥에 고추장을 추가해서 싸근싸근 맛지게 먹었습니다. 투명한 콩나물국을 함께 먹었습니다. 고추장이 많이 들어간 육회도 맛있습니다.

 

식사후 버스에 탑승하니 2시가 지났고 전주를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수도권에서는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했지만 저녁 7시반경에 장안구 한일타운 인근의 한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올라오는 차안에서 소주 몇잔을 맛지게 나눠마신 바이니 한식당에서 주문한 소주와 맥주는 그 맛을 더하는 바입니다. 고기를 굽고 맛있는 반찬을 곁들여서 소주, 맥주, 소맥을 마시며 지난날의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초중고 동창은 줄어드는 인원입니다. 장기판은 왕을 호위하는 병졸들이 줄어가는 경기를 하는 법이고 바둑판은 허허벌판에 똑같은 바둑알을 늘려가는 경기입니다. 장기는 병졸이 줄어들면 지는 경기이고 바둑은 흑백의 돌이 땅을 많이 차지하면 이기는 경기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동창생은 도저히 늘어나지 못하고 줄어듭니다. 앨범 한페이지에 '작고'라는 붉은 글씨가 7~8명에 이르고 살아있어도 동창회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오지 아니하는 친구가 많으니 480명의 10%인 48명이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오늘 입학 50주년 가을소풍에 나온 동창들이 성공한 인생이고 건강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건강하여도 일정이 맞지아니하여 못나온 동창이 있는줄 압니다만 관광버스타고 내려가며 올라오며 이런저런 사연을 들어보니 모두다가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을'이야기를 하고도 남음이 있을 터이더이다.

 

그래서 인생이 뭐있겠느냐하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오늘 같은 멋지고 의미있는 가을 소풍에 함께만나서 서로서로 동창생 이름은 척척 대지 못해도 얼굴은 알고, 솔직히 이 모임에 왔으면 모두다 동창이니 반말해도 통하고 그냥 친구먹으면 되는 사이인 것이 확실하니 이보다 편하고 행복한 '슬기로운 사회생활'도 따로이 없을 것이외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에 우리의 간부진에서 또다른 멋진 구실을 달아서 모임을 만들면 참석하고자 하며 그때에는 오늘보다 더 많은 친구의 이름을 기억할 것을 다짐하면서 늦은 시각에 오늘 만난 친구들과의 생생한 기억을 잊을까 걱정하여 미리미리 하룻밤 묶히지 않고 오늘 하루의 스토리를 적어 동창회 밴드에 올리는 바입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친 식당 홀에서 교가를 부르자 했지만 다른 손님을 생각해서 주차장으로 나와서 교가를 불렀습니다. 수준 높은 학교에 격조있는 학생입니다. 버스를 내리기 전에도 3명의 간부들이 봉투를 들고와서 대한항공 사무장처럼 개인 쓰레기를 수거해 갔더랍니다.

 

우리 20회 모임때마다 관광버스를 운행해 주시는 기사님의 말씀도 참고로 전해드립니다. 여러 단체의 관광을 안내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동창 모임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참석자들이 차안에서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대부분 욕설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수성고 20회 모임 여행중에는 욕을 하는 참석자를 볼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말씀주셨습니다. 참으로 기분좋은 일입니다. 수성고 20회의 자부심, 자긍심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자랑해도 좋을 일입니다.

 

어느 모임에서나 수성고 졸업생들은 교가를 부릅니다. 좋은 전통이고 멋진 일이며 자랑스러움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친구 여러분, 건승하시고 건강하시고 모든 일에 소원성취 하소서. 불초 이강석 적어서 올려둠.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이강석 기자 stone91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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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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